소니 픽쳐스 해킹 사태의 불똥이 007 시리즈로 튀었다. 소니 픽쳐스, MGM, 007 프로듀서 바바라 브로콜리(Barbara Broccoli) 등이 주고받은 ‘스펙터’ 제작 관련 이메일이 소니 픽쳐스 해킹 파일에 묻어나오기 시작하더니, 스크립트 초안까지 유출되어 여러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상당한 스포잃러가 공개되었다.

007 제작진 측은 ‘스펙터’ 스크립트 초안이 유출되었음을 시인하고 도난당한 극비 스크립트를 영리적인 목적으로 사용하지 말 것을 경고했다.

유출된 ‘스펙터’ 스크립트는 초안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플롯, 등장 캐릭터 등 상당한 스포일러가 담겨있었다. 완성 버전과 크고 작은 차이가 날 것으로 예상되긴 하지만, 영화의 처음부터 마지막까지의 줄거리와 베일에 가려 있던 등장 캐릭터들의 정체 등이 모두 공개되었다.

또한, MGM과 소니 픽쳐스 측이 스크립트의 3막에 불만이 있었다는 사실도 스튜디오 측과 007 제작진 측이 주고 받은 이메일을 통해 밝혀졌다. MGM 프레지던트 조나단 글릭맨(Jonathan Glickman)은  ’스펙터’ 스크립트의 시작과 중간 부분은 맘에 들어했으나 메인 악당이 등장하는 마지막 3막에 불만을 드러냈다. 소니 해킹으로 유출된 이메일 자료에 따르면, MGM 프레지던트 조나단 글릭맨은 ‘스펙터’ 스크립트의 클라이맥스 파트와 다소 허무한 줄거리 등에 불만을 나타냈으며, 전직 소니 픽쳐스 경영진이자 현재는 영화 프로듀서인 엘리자베스 캔틸런(Elizabeth Cantillon)은 “과장되고 낯익은 시퀀스 뿐”이라는 평을 이메일에 썼다.

‘본드24′의 스크립트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은 지난 여름에 처음으로 알려졌다.

‘스펙터’ 스크립트에 대한 MGM과 소니 픽쳐스 측의 불만은 지난 여름부터 시작해서 11월까지 계속되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스펙터’ 스크립트를 입수했다는 Gawker는 스크립트를 읽어보니 스튜디오 측의 불만이 이해가 갔다면서, ‘스펙터’의 스크립트가 형편없다고 썼다.

한편, 데드라인은 해킹 사태로 소니 픽쳐스의 영화 촬영이 중단되었다는 보도와 달리 ‘스펙터’를 비롯한 소니 픽쳐스 영화들이 정상적으로 촬영 중이라고 전했다.

현재까진 플롯과 캐릭터 등이 모두 공개된 것을 제외하곤 ‘스펙터’ 촬영에 큰 지장을 주는 건 없는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