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어스 브로스난(Pierce Brosnan)이 제임스 본드였던 시절 007 시리즈에서 Q 역을 맡았던 영국 영화배우 존 클리스(John Cleese)가 007 시리즈를 그만 둔 이유를 밝혔다.

존 클리스는 라디오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007 시리즈가 제이슨 본(Jason Bourne) 시리즈를 따라하려 하는 바람에 그만두게 됐다고 말했다.

존 클리스는 1999년작 ‘월드 이스 낫 이너프(The World is Not Enough)’와 2002년작 ‘다이 어나더 데이(Die Another Day)’에 출연했으나 그 이후 007 제작진이 제이슨 본 시리즈처럼 격렬하고 유머가 매마른 톤으로 007 시리즈를 바꾸길 원했다고 말했다.

존 클리스는 액션 시퀀스를 보기 위해 영화관을 찾는 필리핀,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지역에서 큰 돈이 들어왔다면서, 바로 이 때문에 액션 시퀀스가 지나치게 길어지는 근본적인 문제가 발생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시안 관객들의 입맛을 맞추기 위해 액션성이 높아지고 액션 씬도 길어졌다는 것이다. 클리스는 아시아 관객들은 미묘한 영국식 유머나 클래스 있는 조크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라디오 타임스에 의하면, 클리스는 그가 자의로 007 시리즈를 떠난 것인지 아니면 타의에 의한 것인지에 대해 분명하게 말하지 않았다고 한다.

존 클리스는 1999년 영화 ‘월드 이스 낫 이너프’에서 Q(데스몬드 류웰린)와 함께 Q 섹션에서 일하는 R이라는 캐릭터로 007 시리즈에 처음 출연했으며, 데스몬드 류웰린(Desmond Llewellyn)이 사망한 이후에 제작된 2002년 영화 ‘다이 어나더 데이’에선 클리스가 Q 역을 맡았다.

그러나 피어스 브로스난에서 다니엘 크레이그(Daniel Craig)로 제임스 본드가 교체되면서 존 클리스는 Q로 돌아오지 않았다. 브로스난 시절부터 M 역을 맡았던 영국 여배우 주디 덴치(Judy Dench)는 변함없이 M으로 돌아왔으나 가젯을 담당하는 캐릭터 Q는 2006년작 ‘카지노 로얄(Casino Royale)’과 2008년작 ‘콴텀 오브 솔래스(Quantum of Solace)’에 연달아 등장하지 않았다. 2012년 영화 ‘스카이폴(Skyfall)’에선 클리스가 아닌 젊은 영화배우 벤 위샤(Ben Whishaw)가 새로운 Q 역을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