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7 시리즈 23탄 ‘SKYFALL’에 본드걸로 캐스팅된 영국 여배우 나오미 해리스(Naomie Harris)는 어떤 캐릭터를 맡았을까?

현재 알려진 사실은, 나오미 해리스가 맡은 본드걸 캐릭터 이름은 MI6 필드 에이전트 이브(Eve)이며, 액션 씬에도 등장한다는 정도가 전부다. 해리스는 ‘SKYFALL’ 촬영을 위해 요가, 사격훈련 등을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해리스는 여기에서 한발짝 더 나아가 영국의 영화 매거진 토탈 필름(Total Film)과의 인터뷰에선 “이브는 여자 버전 제임스 본드와 같은 캐릭터이지만 어느 누구도 제임스 본드의 상대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해리스는 토탈 필름이 질문한 ‘이브가 악당인가 도우미인가’라는 질문엔 분명하게 답하지 않았으나 그녀가 제임스 본드에 버금가는 능력을 갖춘 캐릭터라는 사실을 밝혔다.

그러므로 해리스가 맡은 이브는 단순한 MI6 필드 에이전트가 아니라 상당한 능력을 갖춘 ‘액션 에이전트’ 캐릭터인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본드걸 캐릭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1997년작 ‘투모로 네버 다이스(Tomorrow Never Dies)’의 와이 린(양자경), 2002년작 ‘다이 어나더 데이(Die Another Day)’의 징크스(할리 베리)를 대표로 꼽을 수 있다. 이들은 각각 중국과 미국의 여성 수퍼 에이전트로, 거의 모든 면에서 제임스 본드에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다. 과거 7~80년대에도 ‘나를 사랑한 스파이(The Spy Who Loved Me)’의 아냐 아마소바(바바라 바크), ‘라이센스 투 킬(Licence to Kill)’의 팸 부비에(캐리 로웰) 등 제법 터프한 ‘에이전트’ 본드걸들이 등장한 바 있지만, 90년대 이후에 등장한 와이 린, 징크스 등처럼 액션 비중이 크지 않았다.

한가지 재미있는 점은, 007 시리즈 40주년 기념작 ‘다이 어나더 데이’에서도 흑인 여배우가 액션 본드걸 역을 맡았었다는 사실이다.

나오미 해리스가 이브 역으로 출연하는 ‘SKYFALL’은 007 시리즈 50주년 기념작이다.

40주년 기념작 ‘다이 어나더 데이’엔 흑인 본드걸과 함꼐 백인 본드걸(미란다 프로스트/로사먼드 파이크)도 등장했다. 50주년 기념작 ‘SKYFALL’ 또한 흑인 본드걸과 함께 백인 본드걸(시버린/베레니스 말로히)이 등장한다.

만약 ‘SKYFALL’ 본드걸 이브(나오미 해리스)와 시버린(베레니스 말로히) 둘 중 하나가 악당/배신자 역할이라면 지난 ‘다이 어나더 데이’와 또 한차례 겹치게 된다.

007 시리즈 50주년 기념작 ‘SKYFALL’엔 60년대 클래식 본드카와 로케이션이 등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본드걸 캐릭터는 여전히 90년대~2000년대 스타일인 듯 하다. 90년대 이후에 선보인 ‘모던 본드걸’ 중 대부분의 캐릭터가 매력이 없었던 만큼 이 부분도 손을 봐야할 것으로 보였으나, 007 제작진은 이번에도 별다른 수정을 하지 않은 듯 하다. 나오미 해리스의 캐릭터가 액션 쪽으로 기울었다면 또다른 본드걸 시버린(베레니스 말로히)이 어떠한 성격의 캐릭터일 것인지 어렵지 않게 추측할 수 있다.

다니엘 크레이그(Daniel Craig)의 세 번째 제임스 본드 영화 ‘SKYFALL’은 2012년 말 개봉을 목표로 현재 촬영중에 있다.